별은 바라보는 자에게 빛을 준다.
살면서 딱히 책이라던가 독서와는 친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소싯적 만화책을 수집했던 시절은 있었지요.
그 시절 "신세기 에반게리온", "오! 나의 여신님" 같은 만화 단행본과 OVA 내지 극장판 비디오테이프들, 그리고 관련 굿즈들을 수집하는 데에 온 용돈과 떼먹은 점심식권비를 들이부었었지요.
겨울 즈음의 어느 그날도 만화책을 사기 위해 동네 서점에 들렀다가 어떠한 책의 제목에 눈길을 빼앗겼습니다.
당시 국내에 마계마인 전(로도스도전기의 해괴스러운 국내 정발명)이 발간된 적이 있었지만 "판타지 소설"이라는 문학장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기에, 마치 게임 제목 같던 책의 제목에 지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내 그 1권을 집어 들고 오게 됩니다. 그것이 첫 만남이었지요.
드래곤 라자는 한국 판타지소설의 장인이자 시조 격인
이영도 작가가 1997년 PC통신 하이텔에서 연재했던 판타지 소설입니다. 퇴마록, 데프콘 등과 함께 하이텔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려 단행본으로도 발간된, 거의 대한민국 1세대 웹소설이라 봐도 무관할 듯싶어요.
시작부터 완결까지 완벽하게 계획되어 쓰인 딴딴하기 그지없는 줄거리 안에서 한 번 잡은 책을 끝까지 놓자 못하게끔 하는 흡인력이 엄청났지요.
평범한 양초장이 후계자지만 오우거의 힘을 낼 수 있는 아티팩트를 소유해 대검 하나로 다 썰고 다니는 주인공부터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수다쟁이 마법검을 들고 황소를 타고 다니는 폐위된 왕자, 성녀라고 불리는 신의 손 "트롤"사제, 거대한 흑마를 타고 거대한 트라이던트를 든(그 이유가 팔 때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어서) 가녀린 여자 도둑, 여자와는 대화를 하지 못하는 살기를 느끼고 다스릴 줄 아는 간첩 등등등.
비범한 설정에 매력이 넘쳐 폭발하는 캐릭터들의 명대사와 시종일관 유머러스함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명작이었지요.
이 책을 완결까지 여닐곱번은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볼 때마다 드는 생각, 드는 느낌이 달랐지요. 봐도 봐도 또 재미가 있습니다. 삼국지와 함께 유이한 책.
제 어머니도 이 책을 매우 좋아합니다. 책이 아주 낡아 고서가 되도록 반복해 읽었지요. 어머니는 이영도 작가의 후속작들 퓨처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피마새, 눈마새, 그 외 외전격들인 소설들 까지도 모두 구매해 챙겨보신 열렬한 독자가 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까진 다 못 봤는데요😂
흥미로운 대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서 많이 빌려온 친숙한 판타지 세계 설정등으로 인해서 게임, 만화, 영화 등등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에 따라는 대규모의 팬, 마니아층도 두터웠구요. 역시나 드래곤 라자는 게임화 되기 시작했지요.
https://youtu.be/Cnk8sT2zQnQ?si=F00zVv609zy0pKjA
뉴밀레니엄! 2000년 삼성전자와(!) 이소프넷이 개발제작한 MMORPG로 나온 드래곤 라자 온라인!
흡사 리니지와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게임은 제법 재미가 있어서 중간에 업체가 부도가 나고 인수가 되고 하는 과정 속에서도 2011년까지 서비스를 이어오다 문을 닫았고, 지금까지도 해외에서 두 개의 프리서버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물론 불법이죠😂)
https://youtu.be/Xo7rLvvTpnU?si=YC2_LGG0CMFO8L9L
https://youtu.be/avHmt_fqdIk?si=1lKwpxWyWhTLdGV7
https://youtu.be/sKfJa25XecE?si=uazxj9RK5tY3CtXd
2016년 모바일로 나온 드래곤 라자 M
나름 원작스토리를 잘 고증해 따라가려고 한 흔적은 보이는데 캐릭터 일러스트가 이미지가 전혀 부합이 안 됐다거나 당시 유행하던 그냥 그런 양산형 모바일 RPG게임들과 차별점이 전혀 없다는 점 등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지속하는 데에는 실패했고 결국 1년여 만에 섭종을 하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해 봤던 드래곤라자 IP게임이었는데
팬심이 있다면 나름 할만한 게임이었지만 굳이 다른 게임을 두고 이 게임을 할 정도의 끌리는 매력은 없었던 것 같아요.
https://youtu.be/1mbWrWxNfl0?si=G3LGrjSzAxtuEsbY
https://youtu.be/A9AEe3fsJiY?si=MrOA5Ig3lRM_zUeq
https://youtu.be/zxDOII_nJQ8?si=hjrq5GLYSkH-_sNi
2019년 발매된 드래곤 라자 2... 어우야..
유튭에서 영상들 찾아보는데 썸네일부터들 혹평 일색이네요.
2000년에 나온 드래곤 라자 온라인 개발진이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드래곤 라자 IP만 빌려온 전혀 다른 내용의 양산형 RPG였다고 합니다. 역시나 1년여 만에 섭종!
내 드래곤 라자를 이렇게 짓밟지 마😭😭😭
https://youtu.be/TOJgP-17WOk?si=kvuM6RwVHg-n0Q8r
https://youtu.be/EqO64kD8jLU?si=O_Wnh-5k_ek8F0F2
2021년에 출시된 드래곤 라자 EX
이번에도 모바일 게임입니다..😂
특이한 건 세로 프레임의 방치형 게임이라는군요.
https://m.blog.naver.com/playmyworld/222425791005
그래픽 품질도 나쁘지 않고 원작의 흐름도 잘 이어가는 등 방치형이라는 니즈에 맞춰 크게 나쁘진 않았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역시나 1년여 만에 섭종의 뒤안길로 사라진 흔한 모바일 게임 중 하나로 묻혀 사라집니다.
현재 정식 서비스 되고 있는 유일한 드래곤 라자 게임은 2023년 모바일로 출시된 드래곤라자 온라인.
일러스트가 어째 많이 봤다 싶은데 드래곤 라자 M의 개발진이 고대로 다시 만든 회사에서 일러스트 그대로 재활용해서 만든 게임이라고 합니다.
드래곤 라자라는 대단한 IP와 세계관, 스토리, 캐릭터들을 두고 이렇게 밖에 양산형 모바일 게임의 껍데기로만 쓰이고 말아 버리는 것이 드래곤 라자의 오랜 팬으로서 매우 몹시 굉장히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IP의 힘은 있었던지라 수차례 게임으로 제작 출시는 되었지만. 돈만 좇는, 대세에만 따르느라 MMORG, 모바일 게임으로만 나와 죄다 실패하면서 이미지만 소모해 버린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영도 작가님! 왜 제 살 깎아먹는 결정을 연거푸 하셨나요?!😭😭
https://youtu.be/tXCO6wSrZRw?si=LQLvMpN-V_j6bgU5
https://youtu.be/EgQLRyPxnK0?si=EtsJcWiJUNc8YvZi
같은 이영도 작가의 작품이 크래프톤에 의해 PC, 콘솔용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에 있습니다.
제발 이건 온전하게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드래곤 라자는 만화로도 연재 발간이 되었습니다.
2000년, 신생 만화잡지에서 큰 푸시를 받으며 거금의 저작권료를 들여 드래곤 라자의 IP를 사 와 연재를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제법 원작을 잘 따라가는듯하게 초반에는 괜찮게 흘러가나 싶다가 스토리, 캐릭터, 작화 뭐 하나 멀쩡한 것 없이 엉망진창 마음대로 날아가버려 졸속 졸작으로 끝나버립니다. (스토리 작가가 드래곤 라자의 열렬 팬이었으나 그림 작가와 출판사에 크게 실망하고 1권 이후 런 했다고 하는군요. 이후로 드래곤 라자는 껍데기뿐인 괴작품으로 남았다는 여담.)
한국의 콘텐츠가 점점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게임은 아직 조오금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은 그래도 데이브 더 다이버, 피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등등 세계의 벽에 도전하고 있는 게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니 약간은 일말의 기대감도 가져보고 싶네요.
드래곤 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세기전 마냥(😭😭) 이젠 너무 안 좋은 쪽으로 이미지 소모가 심해서 회생이 가능할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팬으로서! 뭐 게임이 됐던 애니메이션이 됐던 실사화가 됐던 좋은 양질의 콘텐츠로 나타날 날을 학수고대해 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등등.. 도와줘!)
그럼 이만 엘프와 순결의 그랑엘베르 인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오락실 >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의 숲 덕근이의 추억 (0) | 2024.12.03 |
---|---|
드래곤 퀘스트, 아벨 탐험대 (0) | 2024.11.29 |
다이소 패드 거치대 후기 (0) | 2024.11.23 |
엘든링 (4) | 2024.11.13 |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6 (0) | 2024.11.12 |